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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2014. 7. 9. 21:15 from 場中日記

끝날듯 끝난 것 같은 끝나지 않은 필드 이야기. 


아침에는 남은 짐을 꾸렸다. 이거저거 버리고 나면 얼마 안 될 줄 알았던 짐과 고군분투하며, 다 챙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디선가 꾸리지 않은 전기포트를 발견하는 등의 일을 두세번 반복하다가 결국 박스 하나를 더 사용했다. 총 세 박스의 택배를 보내고도 가방을 메고 캐리어를 들고 나와야 했다. 냉장고는 냉동실이 없다는 이유로 헐값에 팔렸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이쁜 내 냉장고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흥. 방 청소도 뽀득뽀득 하고 나왔다. 더운 날씨에 이미 땀범벅이었다. 


서울에서는 본디 강북 지역에서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다. 저녁 시간대에 할 것 같아서 처음 생각에는 일단 동네로 좀 돌아와서 짐도 내리고 씻고 인터뷰하러 가려고 했는데, 점심무렵 하자고 하여 캐리어를 들고 낑낑거리며 이동을 시도했다. ..는 트럭을 몰고 다니시는 피면담자께오서 중간 지점(?)쯤에서 만나서 태워주시겠다고 하여 실려갔다. 답례도 뭐도 준비 못 하고 가서 찐 옥수수만 얻어먹고 돌아왔다. 


새삼스럽지도 않게 서울을 대각선으로 질러 내려왔다. 집에 돌아와서 짐을 풀고 약간의 청소(...)와 버리기를 시전한 후 도시에 왔으니 내가 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일념으로 치킨을 시켰다. 치킨은 진리십니다, 치멘. 이제 어제 다 못한 필드노트와 오늘 인터뷰를 정리해야겠다. 끝난듯 끝나지 않은 필드라고 하지만 그래도 돌아오니까 좋다. 

Posted by 수현  :

0708

2014. 7. 8. 23:39 from 場中日記

첫 필드노트부터 오늘까지 일관적인 것은 필드노트 쓰기가 이렇게 귀찮고 싫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열한시 넘어 정신 차리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죽을 맛이다. 


오늘은 마지막 작업이 있는 날이었다. 아침에도 '$%d에게 기증할 것' 범주의 짐을 꾸려 놓다가 작업장에 다소 늦게 갔다. 날이 더워서, 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작업이 끝나고는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나름의 환송회인 것인데, 덥고 끈적거리는 날의 야외 고기는 벌레를 끌어들이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들어와서는 씻고 짐을 챙긴다고 꿈지럭거렸다. 생각 외로 뭐가 많이 나오는데, 아직 꾸리지 않은 것을 내일 아침 박스 하나+캐리어+배낭에 쑤셔넣어야 한다. 도저언~.... 


필드에서 용돈 받는 연구는 아마 이 분과학문이 독보적일 것이다. 아까 파하려는데 쌈짓돈을 쥐여주셔서 사양하고 또 피했지만 그렇게 되어버렸다. 감사할 일이다. 

Posted by 수현  :

0707

2014. 7. 7. 21:04 from 場中日記

아침에 밀린 필드노트 작성을 끝내고 작업장에 갔다. 짐 정리를 하면서 분류된 '작업장에 기증할 것' 들을 가지고. 작업장에서는 딱히 별 일이 없었다. 빈둥대자니 뭔가 다른걸 해야할 것 같은데, 다른게 뭔지 생각이 안 났다. 인터뷰를 더 해야겠다 싶다가도, 여기서 뭘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감도 안 오고 그걸 굳이 찾아서 이 마당에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누워서 딩굴거리다가 이럴 바에야 발목에 침이나 맞으러 갈까 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면 중심지에 한의원이 있다고 들어서 무작정 나갔다. 어찌어찌 찾아서 침을 맞고 피를 뽑고 나니 일주일쯤은 계속 와야 한단다. 그냥 네에 하고 돌아왔다. 


내일은 마지막 작업일이다(아마도). 떠날 날짜를 잡으며 하루라도 작업일을 더 끼우려다가 수요일이 디데이가 되었는데, 이 김에 한 번에 인사도 하고 회식(?)도 할 수 있을테니 잘 된 일이다. 그러고 나면 수요일 오전에 짐을 마저 부치고 이고 지고 상경 길에 오르겠지. 


설상가상으로 보일러가 고장나서 온수가 안 나온지 이틀째다. 뭐 이제 이틀만 더 있으면 되니... 여기 있는 동안 각종 수리 보수할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어쩐지 죄송한 마음이다. 

Posted by 수현  :

0706

2014. 7. 6. 21:52 from 場中日記

어제는 결국 그저께 면담만 정리했다. 오늘 오전에 부모님 셔틀을 호출했기 때문에 밤에는 부모님 차에 실을 짐을 바리바리 쌌다. 쇼핑백 N개와 옷 상자 하나를 빼내고 나니 방이 휑했다. 아침에 도착한 부모님은 짐을 차에 부리고는 아직도 방에 뭐가 많은데 혼자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냐기에, 버리기 신공과 택배 신공을 쓰겠다고 했다. 택배로 보낼건 두 박스도 채 안 나올 것 같다. 김밥과 과일을 두고 올라가셨는데, 밥솥과 잡곡마저 짐에 실어넣었기에 유용한 식량이 되겠다 싶었다. (김밥 두 줄은 물론 점심 때 한 번에 희생당했다) 점심 먹고 나서 커피나 한 잔 하려다가 깨달았는데, 원두가 아직 남아 있는데 멍청한 나는 드리퍼를 짐에 달랑 넣어버렸다. 종이컵에 포크로 구멍을 뚫어 대신했다. 


계속 필드노트를 정리하려다가 멍 때리기를 반복하다가 해가 슬그머니 약해졌을 무렵에 밖으로 나섰다. 사촌언니에게 빌렸던 테이블을 차에 실어 보낸 김에, 입식 의자를 빌렸던 분께 의자를 가져다 드리러 나갔다. 갔다가 커피 한 잔 얻어마시고 엊그제 캤다는 감자도 몇 개 받아서 돌아왔다. 


아아 아직도 어제의 필드노트를 붙잡고 있는데 왜 때문에 이렇게 쓰기가 싫을까요. 시장통에서 녹음한건 도통 들리지가 않는다... 

Posted by 수현  :

0705

2014. 7. 5. 21:32 from 場中日記

일어나기 싫어서 몇번을 뒤척였다. 일곱시부터 삼십분 간격으로 네댓번은 깬거 같았다. 열시까지 이웃동네 읍으로 가기로 해서 버스시간을 맞추려고 억지로 일어났다. 대충 씻고 버스를 타고 읍으로 가서 삼각김밥을 사먹었다. 도시의 묘미는 공복으로 나가도 아침을 때울 수 있다는거지 하면서. 오라기에 왔는데 뭔가 했더니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무슨 개막식 같은걸 하는 모양이다. 여기에다 이벤트성 매대를 내서, 이쪽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어슬렁거리다가 타겟 두 분이 가려고 하기에 황급히 아니 된다며 붙잡아서 질문을 시작했다. 그쪽 동네 사람 중에 둘 밖에 인터뷰를 못 한건 아쉬운 일이지만, 그 놈의 권태기가 뭐라고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된다. 면담을 끝내고 가져간 조공품을 드리니 어찌어찌 하다 점심도 얻어먹고 돌아왔다. 


면담은 한시간 안쪽이었고 밥을 먹고 돌아왔다고 해도 (물론 읍에서 읍으로, 읍에서 마을로 가는 슬픈 교통편이었지만..) 대낮이었다. 피곤해서 누웠다가 게임만 했다. 특전미사를 보고 돌아와서 어제 정리 안 한 면담을 마저 정리하고 있다. 



요즘 최대의 고민은 120리터짜리 소형 냉장고를 어떻게 처치해야할지이다. 저거만 빼면 짐도 없는데 이를 어찌할꼬. 


Posted by 수현  :

0704

2014. 7. 4. 22:44 from 場中日記

본래는 경기도의 한 위성도시에서 하나의 면담을, 그리고 서울 서북쪽에서 또 다른 면담이 잡혀 있던 일정이었다. 어제 저녁에 직장에서 급작스럽게 감사가 시작되어, 면담을 하게 되면 밤 늦게 하게 될텐데 괜찮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서로에게 괜찮지 않을 것 같아서 다음주로 면담을 미루기를 요청했다. 덕분에 일정이 좀 비었다. 두 개의 면담을 하고 서울에서 1박을 묵을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내일 오전에는 다시 이 근방에서 면담(또 집단면담..)을 잡았기에 돌아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동선이 줄어든게 발목에게는 좋은 일이렸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서 읍으로 가서, 읍에서 서울의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거기에서 다시 모 시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버스로 가는 시간만 3시간 정도 걸렸다. 갈아타는 대기 시간 까지 합치면 더 늘어나겠지. 피면담자께오서는 본디 집으로 오라고 하셨지만 아이가 자고 있는데 마침 남편이 일찍 퇴근을 하였다며 외출을 감행해주셨다. 면담을 끝내고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그렇게 오늘 버스 내부 체류 시간은 6시간을 기록했다. 면담 하나만 하고 퇴근[?]을 하니 기분이 어색해서 뭔가 일탈을 감행하고 싶었지만, 딱히 할 것도 딱히 갈 곳도 없어서 터미널에서 떡볶이나 먹고 얌전히 돌아왔다. 하라는 면담 정리는 안 하고 퍼스트 어벤저스를 봤다. 그러다가 또 마블코믹스 세계관에서 길을 잃었음(....). 


마저 면담 정리를 하고 자야겠다. 

Posted by 수현  :

0703

2014. 7. 3. 19:26 from 場中日記

오늘은 일종의 공동작업이 있는 날이었다. 여기 사람들과 서울에서 월례 행사처럼 내려오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아침에 빨래 하다가 살짝 늦게 나갔다. 가보니 서울 사람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풀을 뽑기 시작하며 쪼그려 앉았다. 발목을 삔지도 좀 되었고 요 몇일은 괜찮은 것 같았는데 쪼그려 앉아서 하는 노동은.... 아니었다. 두어시간이 채 못되어서 태업을 시작했다. 


느기적 느기적하다가 쉬다가 보니 점심 시간이었다. 아침에는 카레가 어중간히 남을 것 같기도 하고 일도 해야 하니 많다 싶을 만큼 배 속에 밀어넣고 나왔는데, 점심도 열심히 먹고 있었다. 서울에서 오신 한 분께서 저번에 본 그 학생 맞냐면서, 살이 좀 쪄서 그런가 못알아보겠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물론 듣고도 마저 열심히 먹었다. 지나간 밥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우리 할머니의 명언을 생각하며) 이후 다른 젊은 아저씨로부터 얼굴이 좋아지셨다는 비슷한 얘기를 또 들었더랬지. 아아 그래 그 동안 밥은 고봉밥을 먹고 서울에 오면 온갖 기름진 것을 먹어댔으니 쪘겠...지만.......... 발목이 아파 운동도 못하는데 마음이 불편했다. 


작업은 금방 끝난 것 같은데, 아마도 태업 덕분에 그렇게 느껴졌을 듯 하다. 회의 같은걸 한다고 해서 가서 앉아있다 돌아왔다. 비 오고 밭일을 해서 온통 흙투성이라 일단 씻고 나와 아이스팩을 냉찜질 용으로 댔다. 내일과 모레는 또 갈 길이 먼 일정인데 붓기를 또 빼야겠다. 주변에서 인대 다친 일이 있고 나니 어쩐지 무섭다. (+쾌차하소서ㅜㅜ) 



Posted by 수현  :

0702

2014. 7. 2. 19:55 from 場中日記

아침에 일어나서 멍때리면서, 오늘은 또 어딜 가서 뭘 물어봐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막막해졌다. 마음 한 켠에서는 그래 필드 끝날 때가 되었다는 징조야 하는 속삭임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작업이 없는 날이면 일어나서 어디를 가서 뭘 물어보나 하고 고민했던게 일상이었다. 초중반에는 그래도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나갔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매너리즘에 빠져 바닥에 슬은 곰팡이마냥 정오가 될 때까지 늘어져 붙어 있는 것이지. 


오전에 몇 군데 전화를 하며 주중의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는 멍 때리거나 뭘 할지 고민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여길 갈까 저길 갈까 하다가, 가서 뭘 물어봐야 할 지도 모르겠어서 작업장이라도 가려고 마음을 먹고 점심부터 먹었다. 작업장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뭐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타겟이 워낙 바빠보여 몇 시간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때웠다. 물어보니 별로 대답이 뚜렷치 않아서 이러이러하면 저러저러하게 되는건가요, 하고 낚시성[?] 질문을 던지니 그렇다고 한다. 아아. 또다시 나는 내가 여기 돌아가는걸 다소 파악해서 이렇게 된 건지 아니면 또다시 '그냥 뭐 적당히 하는거지'의 난관에 부딪힌건지 알 수 없었다. 


한 군데쯤 더 들러보려고도 했지만 다섯시 무렵부터 비가 쏟아져서 발이 묶였다. 일곱시가 되니 비가 그쳐서 돌아왔다. 필드 마칠 무렵이라는 생각이 드니 잡다하게 집중이 안 되는 것 같다. 

Posted by 수현  :

0701

2014. 7. 1. 19:57 from 場中日記

시계가 기계식이라 날짜가 31로 표시되어 몰랐는데 달이 바뀌어 있었다. 어쩐지 감회가 새로운 것이 6월 한달 바짝하자고 마음 먹던게 그 사이에 지나갔구나 싶어서였다. 어제 자료 정리를 하다가 피곤하니 잠시만 누울까 하고는 서너 시간을 자고 한시쯤 일어났다. 읽던걸 마저 읽고 다시 잠에 들었다. 아침에는 어제 끓였던 카레를 다시 끓여 먹고 일하러 갔다. 


도착하니 어제 연락을 미처 못 했는데 소집 시간이 늦춰졌다고 했다. 어제 하루 종일 집에 박혀 필드노트만 꼼지락거렸더니 소집 시간 바뀐걸 몰랐었다. 슬렁 슬렁 일을 시작했다. 출하량이 많이 줄었는데, 전성기[?]와는 거의 오십개 가량 차이가 난다. 그래서 일이 좀, 여유 있게 끝난다. 


강원도라고 해도 날은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서 여전히 긴팔 긴바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땀이 줄줄 났다. 마음도 몸도 피로하여 수첩에는 키워드만 적어두고 자세히 적지 않았다. 뭔가 막판이 되니 마음이 풀어져서 슬렁슬렁 시간 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 치약 남은 것 짜듯 눌러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남은 치약은 아까우니 꼭꼭 눌러는 써봐야지 않겠는가 싶긴한데. 


키워드만 대충 적어온 수첩은 좀 넋 놓고 있다가는 다 까먹을 것 같아 일단 책상 앞에 앉고 봤다. 다 쓰고 씻어야지. 카레를 한 번 더 먹기는 지겨워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Posted by 수현  :

0630

2014. 6. 30. 18:29 from 場中日記

어제 한 시 무렵 시작한 그 간의 밀린 면담 정리 작업은 오늘 네시 반쯤 끝났다. 막판에는 너무나 지쳐서 그다지 관련 없어 보이는 내용은 키워드만 적어두었다. 씻고 작업장 나가면 다섯시 반이 넘을 것 같아서 오늘은 그 동안 면담 정리한거나 읽어보며 내일과 내일 모레를 기약하려고 했다. 잠시 쉬려고 뒹굴 거리는 동안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안 나가길 잘 했지. 그렇게 하루 동안 방에 갖혀 있으니 발목이 제법 멀쩡해진 듯 하다. 비 오는 기념으로 부추 부침개를 시도해보았는데 처참한 실패의 냄새가 난다. 


칠월 중의 일정이 하나 취소가 되었는데, 기대하고 있던건 아니었는데 없어지니 좀 섭섭하기도 하다. 틀어둔 모 예능이 배낭여행을 보여주고 있어서 여행이 내심 그리웠나보다. 


벽에 붙여둔 디데이는 한자리수로 들어갔다. 

Posted by 수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