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밀린 필드노트 작성을 끝내고 작업장에 갔다. 짐 정리를 하면서 분류된 '작업장에 기증할 것' 들을 가지고. 작업장에서는 딱히 별 일이 없었다. 빈둥대자니 뭔가 다른걸 해야할 것 같은데, 다른게 뭔지 생각이 안 났다. 인터뷰를 더 해야겠다 싶다가도, 여기서 뭘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감도 안 오고 그걸 굳이 찾아서 이 마당에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누워서 딩굴거리다가 이럴 바에야 발목에 침이나 맞으러 갈까 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면 중심지에 한의원이 있다고 들어서 무작정 나갔다. 어찌어찌 찾아서 침을 맞고 피를 뽑고 나니 일주일쯤은 계속 와야 한단다. 그냥 네에 하고 돌아왔다.
내일은 마지막 작업일이다(아마도). 떠날 날짜를 잡으며 하루라도 작업일을 더 끼우려다가 수요일이 디데이가 되었는데, 이 김에 한 번에 인사도 하고 회식(?)도 할 수 있을테니 잘 된 일이다. 그러고 나면 수요일 오전에 짐을 마저 부치고 이고 지고 상경 길에 오르겠지.
설상가상으로 보일러가 고장나서 온수가 안 나온지 이틀째다. 뭐 이제 이틀만 더 있으면 되니... 여기 있는 동안 각종 수리 보수할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어쩐지 죄송한 마음이다.